용기 勇氣
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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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2.08.11 00:00







내가 좋아하는 구절
"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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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비는 종이었다.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.
파부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 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.
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....
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
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.
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
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
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.
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.
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.
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
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지를 읽고 가나
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란다.
찬란히 틔어오는 어느 아침에도
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
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
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
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.
서정주 선생의 대표적 시라 할 수 있는 '자화상'이다.
개인적으로 마음이 닿는곳이 2연이다.
시련을 겪으며 고통스럽게 살아온 시인의 삶이 마주한다. 주어진 삶에 좌절하지 않는
강렬한 생명과 희망을 향한 욕구를 느낀다.